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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100 LETTER · 시스템

"혼자가 100배 빠르다"
직원 0명, 매출 월 138K달러를 만드는 시스템

◆ 밤밤의 GET100 레터 — 콘텐츠 / AI·시스템 / 관계자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한 사람·한 사건을 GET100의 렌즈로 풀어드려요.
책상 위 노트북 한 대 — 그 옆으로 187개의 작은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일러스트

서버 한 대. 파일 한 개. 직원 0명.

이 세 줄이 한 사람의 사업 전체를 설명합니다.

그 사람은 네덜란드의 프로그래머 Pieter Levels입니다. X에서는 @levelsio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사람입니다.

Pieter Levels — 출처: Lex Fridman Podcast #440 공식 썸네일
이 글의 주인공
Pieter Levels
네덜란드 1인 사업가 · 40+ 제품을 혼자 운영
사진 출처: Lex Fridman Podcast #440 (2024) 공식 썸네일

그가 혼자 운영 중인 제품은 40개가 넘습니다. 그중 살아 있는 것만 추려도 Nomad List, Remote OK, Hoodmaps, Interior AI, Photo AI 같은 이름들이 나옵니다.

2025년 시점, 본인이 X 바이오에 공개하는 합산 매출은 월 138,000달러 수준입니다.

직원은 한 명도 없습니다. 공동창업자도 없고, VC 투자도 받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사람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의심부터 들었습니다. 1인 사업가는 결국 한 명입니다. 한 명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 24시간으로 같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한 명이 40개의 제품을 동시에 굴릴 수 있을까요. 자랑일까. 과장일까. 아니면 정말 그 안에 다른 사람들이 숨어 있을까.

들여다본 결과는 셋 다 아니었습니다. 그 사람의 책상 위에는 정말로 노트북 한 대만 있었습니다.

다만, 그 노트북 옆에 187개의 무언가가 따로 돌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한 사람이 어떻게 40개를 굴리는지, 그 안의 시스템을 한 겹씩 벗겨서 보여드리겠습니다.

노트북 한 대 옆에
187개의 'robots'가 돌고 있었습니다.

1.27살, 통장이 마르던 해의 결심

"내 돈은 줄어들고 있었고, 한 달에 500달러쯤 벌고 있었습니다. 이제 나는 27살이고, 나는 패배자입니다."
— Pieter Levels, Lex Fridman Podcast #440
2014년 작은 카페에서 노트북 한 대로 작업하는 1인 프로그래머의 뒷모습

Pieter Levels의 시작은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2014년, 그는 27살이었습니다. 통장은 마르고 있었고, 한 달 수입은 500달러 안팎이었습니다.

본인이 훗날 인터뷰에서 직접 한 말이 있습니다.

"내 돈은 줄어들고 있었고, 더 이상 돈을 못 벌고 있었습니다. 한 달에 500달러쯤 벌고 있었습니다. 이제 나는 27살이고, 나는 패배자입니다."

이 상태에서 그는 한 가지를 결심합니다. "12개월 동안 12개의 스타트업을 출시하겠다."

이름이 "12 startups in 12 months"입니다. 한 달에 하나씩 새 제품을 세상에 내놓겠다는 다짐입니다. 영감을 준 사람은 Jennifer Dewalt이라는 디자이너였습니다. 그 전에 "180 Websites in 180 Days"라는 챌린지를 해냈고, Pieter는 거기에서 자기 버전을 만들었습니다.

결과를 먼저 말씀드리면, 그는 12개를 다 못 채웠습니다. 그해에 출시한 제품은 8개였습니다.

그중 대부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Animated GIF Books라는 제품은 마진이 2~3%였고, Go Fucking Do It라는 골 설정 서비스는 월 매출 500달러에서 멈췄습니다.

이 챌린지가 의미 있었던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그가 8개를 만드는 동안, 일곱 번째쯤에 어떤 구글 시트가 하나 있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들이 어느 도시에서 일하기 좋은지 점수를 매기는 시트였습니다. Pieter는 트위터에 "여러분도 채워 보세요"라고 글 하나를 올렸고, 다음 날 아침 보니 100명 가까이가 채워 둔 상태였습니다.

그 구글 시트가 Nomad List가 됩니다.

이듬해 2015년에 같은 사람이 비슷한 방식으로 만든 것이 Remote OK입니다.

원격 채용 공고를 한곳에 모아 보여주는 사이트입니다. 이 두 개가 10년 넘게 그의 매출 기반을 떠받쳤습니다.

여기서 한 번 멈춰서 봐야 할 지점이 있습니다. 12개를 채우려다 8개를 만들었고, 그 8개 중 6개는 죽었고, 살아남은 2개가 10년을 먹여 살렸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형편없는 적중률입니다. 그런데 적중률이 형편없다는 사실 자체가 그가 깨달은 가장 큰 교훈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잘 만든 한 개로 승부 보는 게 아니라, 빨리 많이 던져서 살아남는 것을 키운다. 이게 그의 운영 원칙이 됩니다. 이 원칙은 9년 뒤 PhotoAI에서 그대로 반복됩니다.

2.첫 주 매출 5,400달러 — "Photo AI"라는 못생긴 v1

"나는 빨리 가야 합니다. 아이디어가 작동하는지 보려면 빨리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2주 안에 출시합니다."
— Pieter Levels
PhotoAI 초기 결과물 — 본인 평 'So bad'. 그런데 사람들은 결제했다

2023년 2월 10일, Pieter는 PhotoAI라는 제품을 출시합니다. 지금은 월 130,000달러를 만드는 제품이지만, 출시 첫 버전의 품질은 본인이 인터뷰에서 직접 한 단어로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So bad."

얼굴이 왜곡됐고, 조명이 어색했고, 배경은 깨졌습니다. 본인이 보기에도 출시할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그는 출시했습니다. 그리고 첫 주에 5,400달러 MRR이 발생했습니다.

품질이 형편없는 첫 버전에 사람들이 결제했다는 사실 — 그가 1주차에 확인한 단 한 가지 정보입니다.

"수요가 진짜다"라는 것. 이 한 줄을 확인한 다음부터 그는 진짜 사용자의 실제 결제 행동을 보면서 제품을 다듬어 갔습니다.

결과는 다음 페이스로 진행됐습니다.

PhotoAI 매출 성장 곡선: 1주차 5,400 → 12개월 77,000 → 18개월 100,000 → 2025초 132,000달러
▲ MRR 추이 (출처: IndieHackers PhotoAI 케이스스터디 · @levelsio 공개 자료)
PhotoAI.com 실제 메인 화면 — 'Fire your photographer'
PhotoAI.com 직접 보기 →
한 사람이 만든 제품의 현재 모습 · photoai.com

18개월 만에 한 명이 만든 제품 하나가 월 100,000달러를 넘겼습니다. 직원도 외주 팀도 없는 상태에서입니다.

"나는 빨리 가야 합니다. 아이디어가 작동하는지 보려면 빨리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2주 안에 출시합니다."

저는 이 구간에서 PhotoAI라는 제품 이름보다, 그 출시 방식에 더 오래 멈췄습니다. 평범한 1인 사업가가 같은 자리에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지를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품질이 "So bad"라고 본인이 인정할 수준의 v1을 우리는 보통 세상에 내놓지 못합니다. 더 다듬어야 합니다.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그 다듬는 시간 동안 시장이 진짜 원하는지를 확인할 기회는 사라집니다.

Pieter의 시스템은 그 부끄러움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었습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는지는, 그가 쓰는 도구를 보면 단번에 이해됩니다.

v1을 다듬는 시간 동안,
시장이 진짜 원하는지를 확인할 기회는 사라집니다.

3.서버 한 대, 월 40달러 — 그 위에 40개의 제품

"저는 프로그래머가 아닙니다.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는 그냥 제 것이 작동하고 깨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 Pieter Levels, levels.io 블로그
한 대 VPS 위에 차곡차곡 쌓인 작은 제품 아이콘 40개

Pieter는 자신의 기술 스택을 본인 블로그에 그대로 공개해 둔 적이 있습니다. 글 제목은 "How I build my minimum viable products"입니다. 읽어 보면 한 줄 한 줄이 의외입니다.

서버   VPS 한 대. 본인 어록 — "I pay $40/m for a Linode with 4 GB RAM." 한 달 40달러짜리 서버 하나. (지금은 DigitalOcean으로 이전, "한 대" 구조는 동일)
운영체제·웹서버   Ubuntu + Nginx + PHP-FPM. 첫 학기 웹 강의 조합.
백엔드   순수 PHP. 프레임워크 없음. Laravel·Symfony 안 씀.
프론트엔드   손코딩 HTML + 순정 JS + jQuery 한 가지. React·Vue·Next.js 없음.
DB   초기엔 JSON 텍스트 파일. 이후 SQLite — 파일 한 개로 동작하는 가장 단순한 DB.
에디터   Sublime Text 3. 한 가지 용도.
배포   SSH로 VPS에 직접 파일 업로드. CI/CD 없음.

그리고 한 가지 더. 그의 각 마이크로 SaaS는 사실상 index.php 한 파일로 돌아갑니다. 파일 하나에 다 들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 스택을 처음 보면 두 가지 반응이 갈립니다.

개발자라면 "2026년에 이걸 쓴다고요?"라고 묻습니다. 1인 사업가라면 "그래서 어쨌단 말입니까"라고 묻습니다.

양쪽에 답이 있는 곳이 본인의 다음 한 문장입니다.

"저는 프로그래머가 아닙니다.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는 그냥 제 것이 작동하고 깨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는 도구를 고를 때 "이게 멋있는가"를 묻지 않습니다. "이게 내 손에서 깨지지 않는가"를 먼저 묻습니다.

멋있는 도구는 잘 작동할 때는 빛이 나지만, 깨졌을 때 혼자서 고칠 수 있는 사람의 범위가 좁아집니다.

깨졌을 때 다른 사람을 불러야 한다면, 그 순간 1인 사업가는 더 이상 1인이 아니게 됩니다.

왜 PHP를 계속 쓰느냐는 질문에 그가 인터뷰에서 한 답이 있습니다. "PHP는 그냥 그대로이고, 작동합니다."

새로 익혀야 할 것이 적은 도구가, 결국 가장 많이 출시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도구입니다.

levels.io 본인 블로그 핀 — 'List of all my projects ever' · 'How I build my minimum viable products' · 'I'm Launching 12 Startups in 12 Months'
levels.io 본인 블로그 직접 보기 →
상단 핀: ‘List of all my projects ever’ · ‘How I build my minimum viable products’ · ‘I'm Launching 12 Startups in 12 Months’

4.187개의 'Robots' — 그가 자신 대신 부리는 것들

"100% automated."
— Pieter Levels, 본인의 두 주력 사이트(Nomad List · Remote OK)에 대해
서버 모니터 위에 187개의 작은 로봇 아이콘이 동시 작동 중

도구가 단순하면 도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사람 손이 가야 할 일이 매일 쏟아지기 때문입니다.

Nomad List는 전 세계 수백 개 도시의 날씨, 환율, 인터넷 속도, 안전도 같은 정보를 보여줍니다. 이걸 사람이 매일 입력할 수는 없습니다.

Remote OK는 매일 수천 개의 채용 공고를 수집하고 필터링해야 합니다. 결제, 환불, 가입 알림, 데이터 백업 같은 자잘한 일은 24시간 계속 발생합니다.

이 모든 일을 Pieter는 사람을 쓰지 않고 처리합니다. 그가 쓰는 단어는 한 단어입니다.

"Robots."

그가 말하는 robots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아닙니다. 본인의 서버에서 정해진 시간마다 자동으로 실행되는 cron 스크립트들입니다.

어떤 robot은 한 시간마다 도시 날씨를 가져오고, 어떤 robot은 30분마다 채용 공고를 긁어 옵니다. 어떤 robot은 결제 실패한 사용자에게 메일을 보내고, 어떤 robot은 환불 요청을 처리합니다.

본인이 트위터에 한번 공개한 스크린샷에는 동시에 187개의 robots가 돌고 있는 상태가 찍혀 있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시점에 따라 그 수는 180개에서 700개 사이를 오가고, 트래픽이 몰릴 때는 그 이상까지 늘기도 합니다.

본인이 자신의 두 주력 사이트를 한 단어로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100% automated."

이 문장에는 두 가지 의미가 동시에 있습니다.

하나. 일상 운영에 사람 손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가 잠든 사이에도, 다른 나라로 비행기를 타고 가는 동안에도, 사이트는 자기 알아서 돌아갑니다.

둘. 그 자동화의 책임자가 한 사람입니다. 187개를 만든 사람도 그이고, 깨졌을 때 고치는 사람도 그입니다.

그래서 그 187개가 단순해야 합니다. 187개가 React + Next.js + Kubernetes + Microservices로 짜여 있다면, 한 사람은 그 187개를 머릿속에 못 담습니다.

PHP 한 파일이라는 단순함은 187개의 robots와 짝을 이룹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또 한 번 멈춥니다. 1인 사업가가 자주 하는 착각 하나가 있습니다. "사람을 한 명 더 뽑으면 일이 두 배 빨라질 것이다."

현실은 다릅니다. 사람을 한 명 더 뽑으면 그 사람과 의견을 맞추는 시간이 생기고, 그 사람을 교육하는 시간이 생기고, 그 사람이 만든 것을 검토하는 시간이 생깁니다.

Pieter의 시스템은 그 모든 시간을 robots가 먹는 구조입니다. robots는 의견이 없고, 교육이 필요 없고, 검토 없이 정확히 시킨 일만 합니다.

robots는 의견이 없고, 교육이 필요 없고,
검토 없이 정확히 시킨 일만 합니다.

5."혼자가 100배 빠르다" — 정렬 비용을 제거한 사람

"의견은 본래 갈리고, 그걸 맞추는 데 큰 시간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 시간이면 저 혼자 출시해서 100배 빠르게 갈 수 있습니다."
— @levelsio 2025년 X 트윗
회의실에 사람들 가득 X — 그 옆에 노트북 한 명

2025년, Pieter가 X에 올린 트윗 하나가 있습니다. 누군가 그에게 "왜 다른 사람과 일하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의 답입니다.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I think it's mostly speed, I don't want to work with other people because by definition we will vary in opinion and so a large time is spent trying to align in opinion when I could just ship solo and go 100x faster."

한국어로 풀면 — "대부분 속도 때문입니다. 저는 다른 사람과 일하고 싶지 않습니다. 의견은 본래 갈리고, 그걸 맞추는 데 큰 시간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 시간이면 저 혼자 출시해서 100배 빠르게 갈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단어를 골라야 한다면 저는 "align"을 고르겠습니다. 의견을 정렬하는 시간 — 회의, 합의, 승인, 설득.

보통의 회사에서는 이 시간이 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Pieter의 회사에서는 이 시간이 0입니다. 한 사람만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그가 직원을 두지 않는 이유의 본질입니다. 직원을 둘 돈이 없는 게 아닙니다. 월 130,000달러를 버는 사람이 직원 한두 명을 못 둘 리 없습니다.

그는 의도적으로 두지 않습니다. 둔다는 것은 곧 정렬 비용이 들어온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인터뷰에서 그가 자기 일을 풀어 설명한 문장이 또 있습니다.

"저는 디자이너이고, 개발자이고, 모든 걸 만들고, 로고도 만듭니다."

"노트북 위에 혼자, 호텔 방에서 속옷 차림으로, 저는 아주 빠르게 출시할 수 있고, 법무팀에게 물어볼 필요도 없습니다."

이 두 문장은 그대로 한 사람의 운영 보고서로 읽힙니다. 한 사람이 모든 역할을 겸하면, 모든 역할 사이의 핸드오프 시간이 사라집니다.

디자이너가 개발자에게 시안을 넘기는 시간, 개발자가 마케터에게 출시 준비를 알리는 시간, 법무팀에게 검토를 요청하고 답을 기다리는 시간. 이 모든 시간이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0초 만에 처리됩니다.

그래서 그는 출시까지 2주가 걸린다고 인터뷰에서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일반 회사에서 2주는 회의 일정을 잡는 시간입니다.

Pieter에게 2주는 출시까지의 시간입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며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한 사람이 모든 걸 한다는 말은 보통 한 사람이 모든 일에 평균 이하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Pieter의 결과물을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디자인도, 코드도, 마케팅도, 결과 수치도 평균 이상으로 작동합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를 한참 들여다본 끝에 보인 답은 단순했습니다. 그는 각 역할에서 평균 이하지만, 각 역할 사이의 핸드오프에서 절대적으로 0초라는 강점이 누적되어 평균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평균을 만드는 사람이 합쳐서 평균 이상을 만든다 — 이게 그의 시스템의 마지막 비밀입니다.

6.매출을 공개한다는 결정 — 영업팀을 대체한 한 줄

매출이 올라갈 때마다 X에 숫자를 올리면 그게 그대로 마케팅 글이 됩니다. 카피라이터를 따로 쓸 일이 없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한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직원이 없다는 건 알겠습니다. 자동화로 운영도 돌아간다는 건 알겠습니다.

그런데 마케팅은 누가 합니까. 1인 사업가의 가장 큰 구멍이 보통 여기입니다.

제품을 만들 시간이 빠듯한데, 그 위에 마케팅까지 얹으면 한 사람의 시간이 무너집니다.

Pieter의 답은 한 줄짜리입니다. 그는 자신의 매출 자체를 공개해 두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자동화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두 주력 사이트에 /open이라는 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nomadlist.com/openremoteok.com/open에 들어가면 사이트가 지금 얼마를 벌고 있는지, 가입자 수가 몇 명인지가 실시간으로 공개돼 있습니다. 본인의 X 바이오에는 합산 MRR이 숫자 그대로 박혀 있습니다.

이걸 그는 "Build in Public"이라고 부릅니다. 영어 인디 해커 커뮤니티에서 그가 유행시킨 단어입니다.

처음 들으면 이상한 결정처럼 들립니다. 매출을 왜 공개합니까. 그런데 시스템 관점에서 다시 보면, 이건 1인 사업가가 영업 부서 없이 신뢰를 만들어 내는 가장 단순한 방법입니다.

세 가지가 동시에 일어납니다.

하나. 매월 130,000달러가 들어온다는 숫자를 본 잠재 고객은 "이 제품은 사기는 아니다"를 1초 만에 판단합니다. 일반 SaaS가 광고와 후기로 몇 주에 걸쳐 만드는 신뢰를, 그는 한 줄로 만듭니다.

둘. 매출 자체가 콘텐츠가 됩니다. 매출이 올라갈 때마다 X에 숫자를 올리면 그게 그대로 마케팅 글이 됩니다. 카피라이터를 따로 쓸 일이 없습니다.

셋. 외부에서 그의 시스템에 관심이 생깁니다. 인터뷰가 들어오고, 팟캐스트가 들어오고, 기사가 나옵니다. 그 모든 것이 그의 제품을 광고합니다. Lex Fridman 팟캐스트의 그 유명한 #440화도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영업 부서가 0명입니다. 마케팅 부서도 0명입니다. 그런데 두 부서가 할 일을 매출 한 줄이 대신합니다.

저는 이 대목을 보며 다시 한번 시스템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느꼈습니다. 시스템은 자동화 스크립트만이 아닙니다. 무엇을 공개할지 결정하는 것도 시스템의 일부입니다.

매출을 공개한다는 한 줄짜리 결정이, 1인 사업가의 가장 약한 부분인 마케팅을 거의 통째로 해결합니다.

7.GET100 안에도 같은 사상을 옮긴 사람이 있습니다

"도구 공부하지 마세요. '뭘 해결하고 싶은데?' 이 질문에 대답 못 하면 아무리 좋은 도구도 소용없습니다."
— 노션다움, GET100 3기 멤버
플로우 테일러 — 노션 페이지와 자동화 흐름이 단정하게 정리된 일러스트

여기까지 한 외국인 1인 사업가의 시스템을 따라왔습니다.

그런데 같은 사상을 한국어 1인 사업가의 자리로 옮긴 사람을 저는 가까이에서 알고 있습니다. GET100 3기 멤버 노션다움님입니다.

노션다움 — GET100 3기 멤버, 플로우 테일러
GET100 3기 멤버
노션다움 (Notion-darum)
플로우 테일러 · 1인 기업이 혼자서도 팀처럼 일하게 만드는 시스템 설계자

본인이 자기 일을 정의하는 라벨이 "플로우 테일러(Flow Tailor)"입니다.

풀어 쓰면 "1인 기업이 혼자서도 팀처럼 일하게 만드는 시스템 설계자"입니다. 그가 직접 한 표현이 또 있습니다.

"반복 업무에서 사람을 해방시켜서 일을 없애는 일."

그가 자주 하는 한 줄이 있습니다.

"도구 공부하지 마세요. '뭘 해결하고 싶은데?' 이 질문에 대답 못 하면 아무리 좋은 도구도 소용없습니다."

Pieter가 "혼자가 100배 빠르다"고 말했다면, 노션다움님은 "도구가 답이 아니라 문제 정의가 답이다"라고 말합니다.

같은 사상의 한국어 버전입니다.

그가 보여 주는 결과도 같은 결입니다. 노션과 자동화 도구로 자기 일을 줄이는 시스템을 만들고, 그 방법을 다시 콘텐츠와 커뮤니티로 시스템화했습니다.

유튜브 구독자 25,000명, 오픈 커뮤니티 3,900명, 프리미엄 멤버십 89명. 한 사람의 시스템이 만든 결과입니다.

노션다움 본인 유튜브 채널 — 구독자 25,000명 · 노션·AI 비서로 콘텐츠 운영
노션다움 유튜브 채널 직접 보기 →
노션·AI·자동화로 1인 사업 시스템을 콘텐츠화한 본인의 채널 · youtube.com/@notionactually

8.그래서, 혼자 일하는 당신에게

한 사람이 40개를 굴리는 일은, 사람을 39명 더 뽑는 데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첫 한 개의 robot을 만드는 데서 시작합니다.
작은 책상 1사람 + 정리된 자동화 도구들

이 레터를 읽는 분들 중에는 혼자 일하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1인 사업가, 크리에이터, 프리랜서.

이미 자기 분야에서 자기 일을 단단하게 해 나가는 분들입니다.

Pieter Levels의 이야기에서 제가 꺼내고 싶은 말은 "PHP를 배우라"가 아닙니다. "VPS를 한 대 사라"도 아닙니다.

그가 쓰는 도구는 그의 손에 맞춰진 그의 답일 뿐입니다. 제가 꺼내고 싶은 것은 그의 태도입니다.

따라 할 만한 것은 도구 아래에 깔린 태도입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   도구를 고를 때 "이게 멋있는가"를 묻기 전에 "이게 내 손에서 깨지지 않는가"를 먼저 묻는다.
둘.   반복되는 일은 사람이 하지 않게 만든다. 한 번 만들어 두면 24시간 대신 일해 주는 작은 자동화 한 개가, 다음 한 달의 시간을 통째로 돌려준다.
셋.   다른 사람과 의견을 정렬하는 시간을 가장 비싼 비용으로 셈한다. 그 비용을 들일 가치가 있을 때만 협업하고, 아닐 때는 혼자 가는 게 더 빠르다.
넷.   외곽을 공개한다. 매출이든 과정이든 결과든, 보이지 않으면 신뢰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보여 두면 그 자체가 영업을 대신한다.

이 네 가지 중 어느 하나도 거창하지 않습니다.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한 가지를 권하고 싶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다가 잠시 멈춰 보십시오.

그리고 머릿속에 떠올려 보십시오. 지금 당신이 매주, 매일, 매 시간 손으로 하고 있는 반복 작업이 무엇인지.

메일 회신, 데이터 정리, 자료 수집, 일정 알림. 그중 하나만 골라 보십시오. 그 하나가 오늘 당신의 첫 robot 후보입니다.

Pieter는 첫 robot을 만들 때 거창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도시 한 곳의 날씨를 한 시간마다 가져오는 짧은 스크립트 한 줄에서 시작했을 것입니다.

그 한 줄이 187개가 될 때까지, 그는 한 줄씩 늘려 갔을 뿐입니다.

혼자라는 한계는 사람을 더 뽑는 방향으로만 풀리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시간을 늘리는 다른 방향이 있습니다.

그 방향에 시스템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한 사람이 40개를 굴리는 일은,
첫 한 개의 robot을 만드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지금, 당신의 일 중 몇 퍼센트를 사람의 손으로 처리하고 있습니까. 그중 몇 퍼센트는 한 번 만들어 두면 다음부터 손이 가지 않게 만들 수 있습니까?

그리고 오늘 당신의 첫 한 개의 robot은 무엇입니까?

이번 호
밤밤의 GET100 레터 Vol.03 · 시스템 — Pieter Levels (@levels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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